[에세이 칼럼] 185화 5분만, 딱 5분만

나는 계획을 위해 살고 있는가, 삶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있는가

나는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고 있는가

계획이 어긋났을 때,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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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ChatGPT]

 

5분만, 딱 5분만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는 것을 좋아한다. 조용한 새벽 공기 속에서 성경을 읽고, 책을 펼쳐 몇 페이지라도 읽는 시간은 어느새 나의 일상이 되었다. 하루가 시작되기 전, 나를 먼저 채우는 시간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그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얼마 전, 그 익숙한 일상에 작은 변수가 찾아왔다.

 

늦은 밤의 대가

그날은 유난히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처리해야 할 일도 있었고, 이런저런 생각도 많았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새벽 2시를 넘기고 있었다. 내일 아침에도 평소처럼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서둘러 눈을 감았지만, 짧은 잠은 역시 몸을 속이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은 떴지만 몸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곧바로 일어나 책상으로 향했을 텐데 그날은 달랐다. 눈꺼풀은 계속 감기려 했고, 이불 밖으로 나가는 것이 유난히 어렵게 느껴졌다.

 

침대 위의 두 목소리

그때 내 안에서 두 개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5분만, 딱 5분만 더 자자."

그리고 또 다른 목소리.

"아니야. 지금 일어나야 해."

익숙한 대화였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조금만 더 쉬고 싶은 마음. 그리고 계획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 그 두 가지가 침대 위에서 조용히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계획을 내려놓은 아침

예전의 나였다면 어떻게든 몸을 일으켰을 것이다. 억지로라도 책을 펼쳤을 것이고, 계획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밀어붙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조금 달랐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딱 5분만 더 누워 있자."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그런데 5분은 10분이 되었고, 10분은 어느새 30분이 되어 있었다. 결국 나는 독서 시간 일부를 잠으로 바꾸게 되었다.

 

의외로 괜찮았던 결과

눈을 뜨고 시계를 보는 순간 웃음이 나왔다. 예전 같았으면 분명 스스로를 탓했을 것이다.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고. 의지가 약해졌다고. 하루를 망쳤다고. 하지만 이상하게도 30분 후에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몸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부족했던 잠을 채운 덕분인지 머리도 맑아졌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좋았다. 그 순간 깨닫게 되었다. 가끔은 쉬어가는 것도 필요한 선택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계획이 목적이 될 때

나는 계획을 세우는 것을 좋아한다. 해야 할 일을 정해두고, 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목표한 만큼 읽고, 기록하고, 움직이는 삶을 좋아한다. 그런 습관이 삶을 단단하게 만든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계획을 지키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릴 때가 있다. 원래 계획은 삶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오히려 계획이 삶을 압박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날 아침은 그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순서가 바뀌었을 뿐이다

30분 더 잤다고 해서 하루가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성경을 읽지 못한 것도 아니었다. 독서를 포기한 것도 아니었다. 단지 순서가 조금 바뀌었을 뿐이었다. 몸을 먼저 회복했고, 그날 저녁 다시 책을 펼쳤다. 결국 해야 할 일은 해냈다. 다만 조금 다른 방식으로 해냈을 뿐이었다.

 

삶도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삶도 비슷하다. 우리는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정한다. 그리고 그 계획대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삶은 생각보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기고, 몸이 따라주지 않는 날도 있으며, 잠시 쉬어가야 하는 순간도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실패한 사람처럼 몰아붙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잠시 늦어질 수도 있고, 잠시 쉬어갈 수도 있고, 가끔은 5분이 30분이 될 수도 있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나는 계획을 위해 살고 있는가, 삶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있는가

혹시 나는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계획이 어긋났을 때,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다시 걸어가는 사람

결국 중요한 것은 계획이 단 한 번도 어긋나지 않는 삶이 아니다. 어긋난 뒤에도 다시 시작하는 삶이다. 잠시 늦어질 수 있다. 잠시 멈출 수도 있다. 가끔은 계획보다 휴식이 먼저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시 일어나 책을 펼치고, 다시 하루를 살아가고, 다시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날 아침 침대 위에서 나는 작은 사실 하나를 배우게 되었다. 삶은 계획대로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계획이 어긋났을 때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오늘도 너무 완벽하려 하기보다 조금은 여유를 가져보려 한다. 가끔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면서.

 

"5분만, 딱 5분만."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6.07.05 10:38 수정 2026.07.0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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